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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ion for youth

실천하는 젊음

 

2013년 7월 23일, 종로 인사동 사거리에서 서울 금천구에 있는 집까지 걸어가는 퍼포먼스를 행했다. 루트는 인사동 사거리, 아현동, 공덕(마포), 마포대교, 여의도, 신길, 신풍, 구로디지털 단지, 시흥 사거리, 호암산 입구(집)이었다.(여담이지만 내 부모님께서 20년 가까이 다니셨던 출근길이기도 하다.) 거리는 대략 22km정도로 추정 되었으며 시간은 밤 11시에 출발, 집에 도착하니 4시였다.

퍼포먼스 중 계속 캠코더로 영상을 촬영하였으며 그 때의 감각과 녹음 등을 토대로 에세이를 작성하였다. 당시 나와 비슷한 상황의 젊은 작가 A와 B에게 낭독을 부탁하여 영상작업을 완성하였다.

Action for youth

실천하는 젊음  (00:05:45)

single channel video(Perfomance film),

2013-2016

language is S.Korean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젊음이 젊은이들에게 아깝다는 얘기가 있다. 다양하게 해석 될 여지가 많지만 일단 젊음을 충분히 활용치 못한다는 말일 수도 있을 것이다. 맞다. 적어도 만끽이 아닌 활용이다. 한 시기, 여름철 열심히 가꿔야만 가을에 큰 수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 젊음이란 분명 여름의 한 때이며 충분히 활용되어야 할 시기이다. 아직 나에게 특별한 모험 같은 것은 시작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20대가 끝나가고 있다. 2년이란 군생활과 학교를 마치고 이런저런 경험을 조금씩 해보는가 싶더니 어느새 시작한지 한참인 영화처럼 젊음은 절정의 직전이거나 이미 한가운데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 젊음을 잘 활용하였느냐 라는 거대한 질문에 직면하게 되었다. 모름지기 끝나감을 느낄 때 많은 것을 되물어보지 않는가. 

  요즘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의 의미는, 꿈을 품은 한 사람과 그가 속한 그룹 사이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충분히 책임을 지면서 동시에 원만하게 살아가는 것으로 상정하고 있다. 확실히 젊음은 환경과 선택 사이에서 자신의 꿈과 현실은 별개라는 것을 알게 되는 때 아닌가. 다만 작업을 한다는 것이 당장 현실적인 생존을 보장해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는 확실히 이상적인 삶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 많은 젊은 작가들, 아니 젊은이들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굳이 취업난과 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말하지는 않겠다만, 분명 자라고 배워올 때엔 꿈이란 낯설지 않은 존재였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에서는 목표라던가 현재의 반영 정도는 해줄지 언정 당장의 어려움을 직간접적으로 도와준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니 어쩌면 바라는 것이 있으니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른다. 꿈이 있어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인지, 아니면 꿈이 있기에 어려움에 봉착하는 것인지. 

 

(중략)

 

  이름만 남아있을 뿐인, 내 20대 초반의 인사동과 완전히 달라진 그곳은 가끔씩 내가 해오고 있는 것에 대한 회의감을 동반하기도 한다. 무엇인가 내가 꿈꾸었던 그 거리, 그 지점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들로 허망함만이 남아있을 때. 판도라의 상자처럼 차라리 알지 못하였으면 그 꿈과 함께하는 것에 실망하지도 않았을 텐데. 누군가의 말대로 꿈은 꿈일 때 좋은 것일지도 모른다. 7월 23일은 그날은 그것을 회상하기 딱 좋은 날이었다. 장마진 하늘에서 비가 잠깐 그쳤을 때 나는 하던 작업을 멈추고 무작정 종로로 나섰다. 

  나는 성장하였고, 20대 초반의 꿈은 더 이상 달라졌거나 소실되었거나 혹은 어른이 되는 것처럼 같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그것을 몸소 돌이키는 행동을 함으로서 나를 증명하려 한다. 그 무엇의 도움도 받지 않고 내 발로서 직접 걸어보는 그것에 내 젊음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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